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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벌써 21회를 맞은 광주의 대표 축제, 충장축제 현장을 다녀왔다. 광주 및 근처 도시에서 10년 넘게 살았지만 이번에서야 처음 가본 게 넘 억울했던 축제. 생명력과 활기로만 따지만 그 동안 다녀본 국내 지역 축제 중 단연 1등이다.
2024년 충장 축제는 언제 열리나?
- 일시 : 2024년 10월 2일 - 2024년 10월 6일(5일간)
- 장소 : 금남로, 금남지하도상가, 5.18 민주광장, 충장로, 예술의 거리, 신서석로, ACC상상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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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날씨가 좋을 때 열렸다. 너무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길지 않은 이 시기, 지역 축제가 풍년이다. 광주의 중심이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충장로 및 구 전남도청 자리에서 광주의 가장 큰 축제인 충장 축제가 열리는 중이다. 현재는 시의 중심이 신시가지로 옮겨가며 몰락해가는 구도심 상권이 너무나도 아쉽지만 직접 가본 축제날만큼은 사람들이 거리에 꽉꽉 차 걸어다니기도 힘들 정도였다.
에디터의 이번 광주 여행 목표는 두 가지, 광주 비엔날레 관람과 충장 축제의 백미, 파이어아트 퍼레이드였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한 포스팅을 할 예정. 이외에도 수많은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링크해놓은 공식 프로그램 안내를 참고해보자.
아랑 고고장구 전국 페스티벌
아랑 고고장구의 존재를 우연히 가본 충장축제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아랑 고고장구란 우리 가요 음악에 맞추어 흥겨운 장구 연주를 안무와 함께 펼치는 종합 예술이다. 이번 충장 축제 초청으로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상상마당에서 진행된 아랑 고고장구 전국 페스티벌에서는 전국에서 2,000여명이 모인 세계 최대 규모로 진행되었다 한다.
근처에 가자마자 심장을 쿵쿵 뛰게 만드는 신나는 음악과 장구 소리가 귓가를 강하게 때렸다. 퍼포머들은 주로 우리 어머니 또래의 여성분들. 메이크업과 의상을 차려 입고 무대 위에서 신명나게 장구를 연주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집중해 감상하다보니 상급자와 초보자의 수준 차이를 쉽게 알아챌 수 있었는데, 바로 표정에서 드러난다. 경력이 오래되신 분들은 주로 맨 앞줄에 배치되고 표정 연기에서부터 전문가의 포스가 드러난다. 상대적으로 초보인 것 같은 연주자들은 뒷편에 계셨는데, 박자를 틀릴까봐 장구만 바라보고 연주하시는 그 모습마저 귀여움이 가득 느껴졌다. 아티스트들과 관람객 둘 다 모두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역대급 흥 축제!
우연한 기회에 접할 수 있었는데 한동안 빠져들었다. 보는 동안만큼은 모든 근심과 스트레스가 싹 날라가는 도파민 대폭발 이벤트! 참여하라, 저절로 일어나 춤을 추게 될 것이다.
파이어아트 퍼레이드(지만 일찍 가서 불은 못 본 후기)
파이어아트 퍼레이드가 저녁 6시부터 충장로 도로에서 펼쳐진다는 정보를 입수, 이번 광주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6시 정각, 해가 지며 주변이 어둑어둑해질 때쯤 열린 퍼레이드!
충장 축제 퍼레이드가 열린다는 소식만 가지고 아무 배경 정보도 갖지 못하고 갔다. 파이어아트라길래 화려하고 거대한 불쇼가 열리겠지 내심 기대만 가지고 말이다. 가서보니 파이어아트는 후반에 배치된 것 같고 전반은 시민들의 참여로 꾸며지는 퍼레이드인 듯 했다. 돌아오는 교통편 때문에 퍼레이드를 30분밖에 즐길 수 없었던 터라 매우 아쉬워하던 찰나, 불쇼 못지 않은 시민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광주 5구 이름과 행정동 이름이 적힌 깃발 퍼레이드가 최초 행렬에 섰다. 학생들이 펼치는 태권도 퍼포먼스, 광주 스포츠 동호회(추측)의 배드민턴 플레잉, 초등학생들의 귀여운 율동들이 한데 어우러진 시민 중심의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광주 시민들은 평소 갈고닦은 취미와 특기를 여한 없이 뽐내고, 참여한 다른 시민들이 박수 쳐주고 즐거워하는 점에서 재미와 감동이 함께 느껴졌다.
소상공인들이 부스 형태로 참여하고 주변 상권을 부흥시키는 것도 성공했지만 지역 공동체의 화합을 유도하고, 근본적으로 흥겹고 재밌었다는 점에서 국내 최고의 축제지 않았나 싶다. 평소 보기 힘든 해외 출신의 전문 댄서들이나 전통 공연을 펼치는 모습도 장관이었다. 지역 축제를 응원하고 축하해주기 위해 외부에서 기꺼이 와주신 손님들이 많아 더욱 고맙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동안 지역 축제하면 음식이나 지역 특산물 위주의 단편적인 모습만 상상했던 선입견을 깨부수고 진정한 지역 축제의 의미를 온몸 가득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다. 광주 충장축제는 멀리서라도 꼭 가볼 가치가 있다는 결론. 서울에서, 수도권에서 KTX 기차표 왕복값이 아깝지 않은 최고의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