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유산원에서 공연을 보고 나와 전주천을 오목교를 건너 전주향교까지 도달하였다. 전주한옥마을은 예전에 몇 번 가봤기 때문에 그 때 못봤던 또다른 전주의 모습을 많이 담고자 하였다. 전주천을 유유히 산책하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고 오목교를 건너는 사람들, 전주향교에서 야외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까지, 전주 시민의 일상을 관찰할 수 있어 더 좋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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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주천, 전주시민들의 산책로
여행을 많이 다니다보니 문득 여행으로 온 이 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살까, 어떻게 살까 이런 것들이 궁금해지는 때가 종종 있다. 잠깐 와도 이렇게 좋은데, 여기서 사는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는 어림도 한다.
전주천이 딱 전주 시민들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장소였다. 전주 최대 관광지인 한옥마을과 바로 붙어있는데도 아주 좁은 길을 사이로 관광지와 일상의 공간이 나뉜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마치 정글인듯 무성히 우거진 수풀과 어우러진 고요한 하천 한켠에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전주 시민들의 쉼터로 자리매김한 모습이었다. 마침 해가 질 무렵이라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와 보랏빛 하늘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저멀리 보이는 청연루와 남천교의 고풍스러운 모습도 주변과 어우러져 한편의 수묵화 같았다.
2. 오목교, 다른 세계로 가는 다리
오목교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교동 산1-10
★★★★☆ ·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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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형유산원에서 한옥마을로 건너가는 길, 처음 만나는 다리가 오목교이다. 오목교 안내문에서는 "차량 이동이 많은 오늘날, 오롯이 사람에게만 양보한 인도교"라고 소개하고 있다. 한글 글씨 오목교와 태조 어진 곤룡포에서 따온 용의 모습을 새긴 오목교는 한옥이 시그니처인 전주의 다리답게 한국적인 디자인이 물씬 느껴진다.
지날 땐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사뿐사뿐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던 이유가 차량이 다니지 않는 인도교이기 때문이라는 걸 포스팅하면서 깨달았다. 오목교 위에서 바라보는 전주천의 모습, 한벽청연은 전주 8경에 속할 정도로 빼어나다. 전주시민이 애용하는 인도교인 오목교를 걸으며 잠깐이지만 지역 주민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오목교를 넘어서 한골목만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전주향교와 한옥마을. 다리 하나로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듯한 환상마저 들었다.
3. 전주향교에서 우연히 만난 결혼식
전주향교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향교길 139
★★★★☆ · 역사적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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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 촬영지로 유명한 전주향교. 성균관 스캔들 애청자로서 그 시절 전주향교에 놀러갔었다. 10여년만에 다시 들른 전주 향교에서 만난건 뜻밖에도 결혼식. 전주 향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야외 결혼식이었다. 문화재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나 의문이 든 것도 잠시, 문화재를 보존만 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주는 장소로 쓰인다면 더 좋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
입구로 들어설 즈음에는 노란 빛으로 알알이 반짝이는 조명이 화사하게 장식된 결혼식의 마지막 행진이 한창이었다. 모두가 들뜨고 흥겨운 잔치에서 혼자 차분한 내 존재가 이질적이었다. 모처럼 만난 결혼식이니 신랑 신부의 백년해로를 빌며 조용히 나왔다. 비록 목적했던 향교를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우연히 만난 신랑 신부의 시작을 축하해줄 수 있어 더 값진 경험이었다.
전주 문화 여행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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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천식당-전북대학교-덕진공원 연화정 도서관, <책>여행자를 위한 도시인문학
- 천년고도 전주의 객사길과 풍패지관, 그리고 전라감영에서 우연히 마주친 문화유산 이음축제
- 전통무형유산의 중심 전주에서 본 동아시아 문화유산 초청공연, 환대
- 전주 시민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전주천-오목교-전주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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